도쿄 여행 1일 차 – 출발부터 도쿄 도착까지
청주공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탑승했다. 이번 여행은 오랜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했지만, 비행기는 역시나 예정대로 지연 출발했다. 사실 이런 일은 이제 익숙하기 때문에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비행기가 늦어지면 이후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도쿄는 한국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해서 비교적 가볍게 입고 나왔는데, 막상 청주공항 주차장에서 출국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찬 바람이 매섭게 느껴졌다. 겨울이라고 해도 공항 안은 따뜻할 테고, 도쿄는 서울보다 온화한 날씨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의 이동 중에는 생각보다 춥다는 걸 실감했다. 여행을 갈 때는 단순히 도착지의 날씨만이 아니라 출발지의 환경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후, 미리 예약해둔 스카이라이너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나리타에서 도쿄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빠르고 편리한 스카이라이너를 선택했다. 티켓을 발권하는 곳에 도착하니 두 가지 창구가 있었다. 하나는 일반 스카이라이너, 또 하나는 스카이라이너&게이세이선 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일반 스카이라이너 창구에 줄을 섰는데, 한참을 기다린 후 직원이 "게이세이선 창구로 가라"며 안내했다. 처음부터 정확한 위치를 알고 갔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에는 좀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티켓을 발권한 후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게이세이 우에노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숙소가 있는 쓰키지역으로 가기 위해 우에노역으로 도보 이동을 했다. 다행히 두 역은 내부 통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도쿄의 지하철역이 복잡하다고 하지만, 미리 동선을 파악해두면 비교적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특히 캐리어를 끌고 이동할 때 계단이 많으면 상당히 불편한데, 우에노역은 내부 연결 통로 덕분에 그런 불편함을 덜 수 있었다.
도쿄메트로 패스와 작은 실수
도쿄에서 효율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지하철 패스를 발급받는 것이 좋다. 나는 72시간 도쿄메트로 패스를 구매했는데, 인터넷에서 구매할 때 발권이 가능한 역 목록이 안내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정보가 다소 부정확해서 실제로 어디에서 발권할 수 있는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공식 안내에는 분명 여러 역에서 발권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찾으려니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려웠다.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긴자역과 우에노역에서는 확실히 발권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이용할 사람들은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편하게 사용하려고 72시간 패스를 가방이 아닌 주머니에 넣어두었는데, 체크인을 마치고 나오니 패스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새로 구입해야 했다. 여행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은 점은 ‘불편해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편하게 사용하려고 주머니에 넣었다가 결국 더 큰 불편을 겪게 된 셈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중요한 물품은 가방에 넣어두기로 마음먹었다.
급한 대로 쓰키지역에서 24시간 티켓을 구매했는데, 이것도 예상과 달리 도쿄메트로선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패스였다. 즉, 도에이 지하철이나 JR선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활용도가 매우 낮았다. 처음에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도쿄에서 이동하다 보니 여러 노선을 갈아타야 할 일이 많아서 이 티켓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첫날부터 교통비로 손해를 많이 본 느낌이었다. 여행에서는 사소한 선택이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오다이바에서의 만남과 짧은 여운
지인을 만나기 위해 도쿄텔레포트역으로 이동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라멘집을 찾기로 했다. 특별히 유명한 로컬 맛집이라기보다는, 지인이 급하게 검색해서 평점이 괜찮은 곳으로 정했다.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맛이 괜찮았다. 일본의 라멘은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지만, 이곳의 라멘은 진한 육수이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국물의 깊은 감칠맛이 인상적이었고, 면발도 적당한 탄력이 있어 만족스러웠다. 일본에 오면 꼭 라멘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역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다이바 중앙 연결다리를 건너며 석양을 감상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도쿄의 야경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해가 질 무렵 하늘이 붉게 물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멀리 보이는 레인보우 브리지와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져 도쿄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다이바는 원래부터 야경이 유명한 곳이지만, 직접 와서 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
그러던 중 내가 "여기까지 왔으면 건담을 봐야지!"라고 말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형 건담 조형물을 구경하러 갔다.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훨씬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이었다. 낮에도 멋지지만,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더욱 멋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건담 팬이라면 한 번쯤 꼭 방문해볼 만한 장소였다.
오다이바에서는 해변이나 다른 명소도 더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게도 신주쿠로 바로 이동해야 했다. 다음번에는 조금 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오다이바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실수와 소소한 해프닝이 많았지만, 여행에서는 이런 경험도 나름의 묘미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일정이 완벽하게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여행의 진짜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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